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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서글퍼지는 일이 많다. 계단 몇 개를 올랐다고 무릎이 시큰거리고 조금만 먹었는데 살이 찐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려고 하면 얼굴을 한가득 찡그리게 되는 것도 다 늙어서 그런 걸까? 단순히 노안이 온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오늘은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안구건조증 등의 안구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눈 건강에 좋은 음식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1. 백내장[cataract]
백내장은 눈의 검은 자와 홍채 뒤에 있는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수정체는 눈의 굴절기관으로 눈 속에 들어온 빛을 통과시켜 빛이 굴절되면서 망막에 형상을 맺도록 해주는 곳이다. 이곳이 투명하지 않고 혼탁해지면 한쪽 눈으로 봐도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수정체의 굴절률이 증가하면서 근거리의 물체가 이전보다 잘 보이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와서 잘 안 보이던 신문이 갑자기 잘 보이게 되었다면 눈이 좋아졌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백내장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나이가 들거나 눈에 염증이 생겨서 백내장이 될 수도 있고, 유전적 원인으로 선천적 백내장이 생길 수도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
백내장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경우 약물치료로는 호전되기 어렵고 수술을 하게 되는데, 초음파로 혼탁이 생긴 수정체의 내용물을 제거한 후 개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주는 과정으로 수술이 진행된다.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며,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제거하지 않는다.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정도로 증상이 진행되었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백내장이 너무 많이 진행된 경우는 수정체가 딱딱해지므로 치료를 너무 지체했을 경우에는 시력을 잃을 수도 있으니 불편함이 생겼을 때 의사와 상의하여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녹내장[glaucoma]
백내장은 주로 노화에 의한 원인이었다면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여 우리가 볼 수 있게 하는 신경이므로 여기에 장애가 생기면 종종 잘 안 보이다가 시력을 잃는 일까지 생긴다. 급성 녹내장은 안압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망가지면서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야가 좁아지는 말기에 이르러 증상을 느끼게 되며 곧 시력을 잃게 된다.
때문에 만성 녹내장의 경우 빨리 발견하는 것이 치료에 중요하다. 안압이 왜 상승하는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건강검진에서 안압이 높다고 주의를 받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 시신경에 손상을 주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통해 호전되는데, 급성의 경우는 발생 즉시 발견하여 치료하기 때문에 치료에 효과가 좋지만, 만성은 말기에 이르러서야 발견하는 수가 많아 치료 경과가 좋지 못하다. 평소 눈 건강을 신경 써서 검사하여 조기에 발견하는 것만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3. 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
안구 질환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백내장과 녹내장이라는 질환은 종종 들어봤겠지만 황반변성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거나 낯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 눈의 안쪽에 있는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을 황반이라고 하는데,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기 때문에 황반은 시력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다양한 시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을 황반변성이라 한다.
황반부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곳에 변성이 생기면 시력이 감소하거나 물질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등이 나타난다. 또한 시야중심 부분에 암점이 생기는 중심암점 증상이 나타나는데 시야 중심 부분에 암점이 있으면 글자나 사물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게 된다. 암점으로 인하여 안구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면서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보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황변변성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으로는 노화를 들 수 있으며, 가족력, 인종, 흡연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황반변성은 명확한 치료법이 있지 않은 상태로 황반변성이 비삼출성인지 삼출성인지에 따라 또 변성이 일어난 부위와 경계에 따라서 수술이나 주사 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동원하지만 노인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질병이 황반변성일 만큼 시력 예후가 좋지 않다.
4. 안구건조증[dry eye syndrome]
안구 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생성되는 기관에 염증이 생겼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증발하거나,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이 시리고 자극감, 이물감, 건조감 등의 자극 증상을 느끼게 되는 눈의 질환이다.
보통 젊은 사람들이 안구건조증을 겪을 경우에는 생활에 의한 건조증이기 때문에 중증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 눈의 피로를 감소시키는 활동이나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뜨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눈을 잘 뜨지 못할 정도로 건조감이 심하고 시큰거리는 통증이 있다면 각막이나 상피가 헐었거나 염증이 많거나 안구 건조증이 만성으로 굳어지면서 신경도 둔해져 증상이 악화되었을 수도 있다. 사실 안구 건조증은 건조함 뿐만 아니라 염증을 동반하는데, 인공눈물을 넣어 건조함만 해소한다고 해서 안구 건조증이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안구에 생긴 염증도 함께 치료해 주어야 치료에 효과가 있다.
안구 건조증은 인공 눈물 점안, 눈꺼풀 염증 치료, 항염증 치료 등 발생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한다. 안구건조증은 한번 발생하면 완치되기보다는 자주 재발을 하거나 악화되는데, 안구 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심한 경우 각막이 말라 시력이 심하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로 증상을 경감시켜주고, 장기간의 컴퓨터 작업이나 게임기 사용, 독서 등을 피하고 중간중간 적절한 휴식을 취해 주는 것이 좋다.
5.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우선 눈 건강을 지키려면 최대한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말아야 하고, 수돗물로 헹궈내는 행위는 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고 염증을 가속화할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스무 살 이하의 청소년들은 키가 자라면서 근시가 진행되므로, 안경도 주기적으로 검사하여 바꿔주고 시력 검진을 해주는 것이 좋다. 스무 살 이후에는 최소 3~5년 주기로 한번씩은 눈을 검진하는 것이 좋고, 마흔 이후에는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에 1년에 1번씩은 검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눈에 이상 증세가 느껴질 때에는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것을 권장하며, 노안이 아니라 눈에 오는 성인병일 수 도 있기 때문에 시력 관련 증세가 느껴지면 꼭 검진을 해보기를 권한다.
또한 음주와 흡연은 눈 건강에 해로운데, 특히 흡연은 황반변성과 녹내장에 좋지 않으므로 나이 들어 실명하고 싶지 않다면 금연하는 것이 좋겠다.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잘 알려진 것은 루테인과 카로틴이 있다. 시금치나 케일, 브로콜리 등의 녹색잎채소에는 제아잔틴, 항산화제인 루테인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망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필터 역할을 하여 눈을 보호해 준다.
또한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로 바뀌어 안구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에 많이 들어있는데 카로틴 성분이 점막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눈 점막, 코 점막 등에 모두 도움이 된다.
비타민 C는 백내장 예방에 특히 도움을 주는데 노화가 주된 원인인 백내장에 비타민 C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붉은 고추나 딸기, 브로콜리, 키위 등 주황색이나 빨간색 과일 또는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황반변성의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성분으로 아연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되는데, 굴, 달걀, 땅콩, 통곡물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오늘은 당근과 오색채소를 듬뿍 넣은 떡 잡채를 해보았는데,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당근, 비타민 C가 풍부한 노랑, 빨강 파프리카, 항산화 효과가 높은 자색양파, 버섯을 듬뿍 넣고 채소 잡채를 만들었더니 맛도 영양도 일품이고,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